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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Consulting

[인턴 02] 가우디오랩 인턴 (Gaudio Lab)

Clear sight 2021. 7. 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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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인턴은 '가우디오랩(Gaudio Lab)'이라는 오디오 기술 관련 스타트업(스타트업이라기엔 생긴지 좀 되었고 규모도 커져서 중소기업? 벤처기업?이라 불러야 하나 싶은데 중요한 포인트는 아니니까 넘어가겠다)에서 한 2개월 간의 사업개발인턴이다. 참고로 미리 합격한 다른 인턴 2곳을 포기하고 갈 정도로 원했던 인턴이고, 또 만족도도 굉장히 높았다.

 

이 인턴을 하게 된 경로는 소프트뱅크 벤처스(Softbank Ventures Asia)에서 포트폴리오사들의 인턴을 중개하는 대학생 벤처기사단 UKOV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사업개발/전략 관련 직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추려보니 3군데 정도 되었고, 그 중 기술 및 게임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VR게임에 활용되는 오디오 기술을 판매한다는 가우디오랩에 큰 매력을 느껴 지원하게 되었다.

 

반추해보면, 이 때의 면접이 내가 지금까지 봤던 한 6-7번?(횟수 말고 회사 수) 가량의 인턴 면접들에서 가장 진실하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고, 또 본인들이 어떤 회사인지 알려주려 한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1차로 소프트뱅크 벤처스 투자심사역/HR 분과 먼저 면접을 본후, 2차로 가우디오랩의 직원 분들과 1시간 가량 진행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대표님과 다른 분 한 분이 들어오셔서 나의 관심사, VR 관련 얼마나 잘 아는지, 영어 실력,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등을 진중하게 물으시고, 또 답해주셨다. 얘기하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2개월 간 내가 한 일은 정리해보자면 크게 4가지였던 것 같다.

1. 국내, 미국 및 유럽 세일즈 리드 발굴 및 컨택

2. 인바운드 세일즈 증대 전략 수립

3. IR 및 제품 설명 자료 업데이트

4. 신규 제품 Pricing

 

이 중에서도 1번과 2번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다.

 

1번은 SKT 때의 1, 2번 일처럼, 어떻게 보면 내가 과분한 일이자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가우디오랩에는 내가 기억하기론 크게 2-3개의 큰 단위의 제품이 있었는데, 이 제품들을 새로 구매할 만한 업체를 찾고 만나서 세일즈 피칭을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내 나름 선정한 기준으로 업체 Long-list를 만들고 국내에 있는 곳들은 직접 찾아가거나 오프라인 컨퍼런스 등에 참여해 세일즈를 했고, 해외 업체들은 메일 및 전화를 돌렸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건 2가지인데, 첫번째는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국내에서 하는 큰 미디어마켓에 방문한 여러 해외 업체들과의 미팅을 사전에 예약해서 그들을 상대로 내가 직접 세일즈 피칭을 했던거다. 이게 굉장히 어려웠던게 일단 어려운 기술제품을 쉽게 영어로 풀어서 말해야할 뿐더러, VR 오디오의 경우 실제 헤드마운트를 써야만 효과를 체감할 수 있기에 처음 본 사람에게 그 헤드마운트를 씌우고 설명을 지속하는게 장벽처럼 느껴졌다.

 

개발자 분들이 굉장히 친절하고 쉽게 설명해주셔서 그래도 어떻게든 이해는 했다... 혹시 몰라서 듬성듬성 모자이크 함

고급 주류 브랜드 담당하는 프랑스인 분에게 헤드마운트 씌웠다 ㅎㅎ 소소한 뿌듯함 (?) 당시엔 별게 다 뿌듯하고 새로웠음. 도촬 아니고 필요해서 허락받고 찍은 사진인데 내가 엉망으로 찍어서 흔들렸다

 

만나뵌 분들 중에는 디즈니 라디오의 전 부사장도 있었고, 유명 VR게임 회사의 개발자도 있었는데, 이런 다양한 백그라운드의 분들의 반응을 체크해가며 유연하게 세일즈 피칭을 하는건 두려우면서도 성취감이 매우 컸다. 두번째로 남는 기억은, 한 주류 회사의 이벤트에 방문해서 협력하기로 한 분을 만난 경험이다. 아티스트 분께서 해당 주류 브랜드와 협력 차원으로 한국에 방문한 상태여서 그 이벤트 장소에 직접 방문을 했는데, 이런 프리미엄 closed event는 어떻게 준비하는거구나, 하고 알 수 있었고 또 아티스트 분과 대화를 하며 역시 업계 전문가의 인사이트는 대단하군... 하는 생각도 들었다 ㅋㅋ 역시나 업계 전문가는...

 

https://gaudiolab.com/about-us/?lang=ko

가우디오랩 | About US

가우디오랩의 임무는 혁신적인 오디오 기술을 통해 훌륭한 소리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가우디오랩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술을 기반으로 VR / AR / 스트리밍 미디어를위한 몰입 형 오디오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gaudiolab.com

 

2번 일을 할 때 나의 가장 큰 finding은, 홈페이지나 인바운드 컨택을 위한 여러 장치들이 오디오 개발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고, 또 타겟 업체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이런 제품의 니즈를 느끼고 찾으러 다니는건 비단 개발자 뿐만이 아니라, 문과 출신의 product manager들도 많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이런 비전문가도 쉽게 본인들의 니즈에 우리 상품이 어떻게 들어맞는지를 이해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SEO, 홈페이지 개편 및 제품 리네이밍/리그루핑 등을 진행했다. 내가 추가하고 싶은 새로운 기능도 몇개 있었는데 인턴 기간이 짧기도 했고 다른 중요한 일이 더 많았어서 추진을 못했던 건 좀 아쉽다. 위에 링크가 회사 홈페이진데 나 이후로 또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당시에 내가 만든 이미지나 네이밍이 좀 남아 있는게 있어서 보면 아련하다.

 

한 3주? 간 병행한 4번 일도 재밌었다. 새 분야에서 우리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상태에서 얼마에 팔아야할지 여러 pricing method를 고민해볼 기회가 있었다. 이걸 위해 여러 방법을 고안했고 이 과정에서 독점 업체가 사용하는 특이한 pricing method도 배웠다. (무료로 다 깔아놓고 두당 부과하는... 뭐 그런거였다 또 confidentiality 때문에 조심스러워서 생략) 또 우리가 그렇게 싸게 했을 때 돈을 최대 얼마나 벌 수 있을지 직접 modelling도 해봤었는데 (어려운건 아니었음) 생각보다 적은 돈이 나와서 돈 더 부과해야겠다... 하고 시무룩했다가 그래도 싸게 해야만 한다면, 혹은 비싸게 해야한다면 이유가 뭘지 대표님께서 말해주시는거 들으면서 이런 시각도 있구나, 하고 많이 배웠었다.

 

게임기가 있는 좋은 회사

워크샵 개념으로 컬링도 해봤다. 울팀이 우승했던걸로 기억한다 아닌가? 2등인가 1등 했던거 같다.

이 회사에서 인턴을 하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역시 분위기다. 대기업은 근무 시간이 그래도 철저한 편이었는데 (현재와는 다르게), 스타트업에서 처음 일해보며 출퇴근 시간에 비교적 자유롭고, 또 휴식장소에 VR게임기가 있어서 그걸 해도 아무도 터치하지 않고, 또 직원들과 이런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일한다는게 굉장히 즐거웠다. 그리고 대표님에게 직접 피드백을 받으며 일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인턴으로서 진귀한 기회였다. 또, 대기업 인턴을 할 당시에는 사실 '갑'의 위치에서 물건을 사들이는 입장이었다면 이번에는 물건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어서 어떻게 다른지 경험할 수 있어서 재밌기도 했다. 무튼 다른 인턴 합격한거 포기하고 여기 온걸 전혀 후회 안 할 정도로 재밌고 진귀한 경험이었다. VR 시장이 얼른 더 흥해서 회사가 더더 잘 됐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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